규제 완화·바닥 심리 맞물려
‘사자’ 심리가 ‘팔자’ 웃돌아
2월 거래량 8개월래 최고
![[사진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303/15/news-p.v1.20230315.d6d4e74d3c3e479196fbcc0716a2cbaa_P1.jpg)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가 효과를 발휘하며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00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가격 하락폭이 컸던 서울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며 거래 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지난달만큼 빠르게 늘고 있지는 않아 이 같은 거래 회복을 본격적인 시장 반등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2199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매매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2월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급격히 줄었다. 작년 8월 1000건 아래로 떨어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월(761건) 바닥을 찍은 뒤 12월에 1000건을 다시 회복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2000건을 회복한 것은 작년 6월(2014건) 이후 8개월 만이다.
자치구별 매매 거래 건수를 살펴보면 낙폭이 컸던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송파구의 매매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아파트의 지난달 매매거래 건수는 223건으로 전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의 약 10%를 차지했다. 특히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경우 2월에만 47건의 매매거래가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 단지의 연간 거래 건수가 76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송파구의 A 공인중개사는 “헬리오시티의 경우 투자자들이 항상 주시하는 아파트 단지인 만큼 가격이 적정 수준에 진입했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작년 말부터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외에도 강동구(186건), 노원구(164건), 강남구(147건), 성북구(140건) 등의 매매 거래가 많았다.
매수 심리도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월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2p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주택 시장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 기대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작년 6월 이후 8개월만이다.
이처럼 매수 심리가 회복하자 대단지 아파트들의 경우 급매 소진 이후 상승거래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702가구 규모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소재 ‘텐즈힐1’ 전용면적 84㎡은 지난달 13억3000만원(31층), 13억 6750만원(2층)에 연달아 거래가 성사됐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12억3000만원에 두 차례(11층, 14층)이 거래됐는데 2개월 새 1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단지 내 한 중개사는 “집주인들은 이제는 바닥을 쳤다는 생각에 호가를 급하게 내리지 않고 있는 반면 매수자들은 한번은 더 떨어지지 않겠냐는 기대에 온도차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3000가구 이상 대단지인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 전용면적 84㎡도 2021년 최고가 17억2000만원을 기록한 뒤 지난 1월 10억8000만원(12층)까지 하락했으나 이달 4일엔 3억 이상 뛴 13억9000만원(10층)에 손바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는 국지적, 일시적 현상일 뿐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의 반등 장세는 낙폭이 과대했거나 신축 대단지 위주로 나타났다”며 “그동안 낙폭이 미미했던 지역은 추가 하락세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